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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의 눈물

빨대가 사라진다

발행 2018년 09월 호

2015년 코스타리카 해안을 탐방하던 미국 텍사스 해양생물학 연구팀은 상처 입은 바다거북을 발견하고 충격에 빠졌다. 바다거북 콧속에 10cm가 넘는 플라스틱 빨대가 박혀 있었던 것. 해당 영상이 공개된 후 세계 각지에서 플라스틱 빨대 퇴출 운동이 일어났고,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등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호텔 업계도 이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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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STIC STRAW

작고 가벼워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빨대가 생태계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고 있다. 미국 CNN은 전 세계에서 매년 800만 t의 플라스틱 빨대가 바다에 버려져 2050년에는 물고기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태평양에서는 한반도 7배 크기의 플라스틱 섬이 발견되기도 했다. 유럽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 빨대는 연간 360억 개. 우리나라도 1년에 최소 25억 개의 빨대를 사용한다. 평균 사용 시간은 10분이지만 플라스틱 빨대 하나가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500년. 플라스틱 제품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해지자 유럽연합은 2021년까지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대도시에서도 레스토랑과 카페의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면 벌금을 매기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스타벅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기로 했다. 빨대 없이 입술을 대고 마실 수 있는 형태로 용기를 새롭게 디자인할 방침이다. 맥도날드 역시 미국과 유럽 매장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기 시작했다. 오는 9월부터 영국의 맥도날드 전 지점에서 종이 빨대를 사용할 예정이다.
플라스틱 빨대 퇴출 운동이 세계적으로 확산되자 호텔 업계 역시 발 빠르게 동참하고 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전 세계 6500개 이상 호텔에서 플라스틱 빨대와 커피 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2019년 7월까지 모든 플라스틱 빨대를 호텔에서 퇴출하기로 결정, 기존 재고 물량을 모두 폐기할 예정이다. 이는 연간 10억 개 이상의 플라스틱 빨대와 2억 5000개 이상의 커피 스틱에 달하는 양이다. 빨대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용기도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 2018년 상반기부터 4성급 이하 450개 호텔에 비치된 플라스틱 세면용품을 대용량 디스펜서로 대체, 연말까지 북미 지역 1500개 호텔에 설치할 계획이다. ‘하얏트 코퍼레이션’은 9월 1일부터 전 세계 하얏트 호텔 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랜드 하얏트 서울, 파크 하얏트 서울, 하얏트 리젠시 제주 등 국내 5개 하얏트 호텔에서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실행 방안을 마련했다. 호텔이 보유한 기존 플라스틱 빨대는 고객 요청이 있을 때만 제공하고 재고 소진 후에는 자연 분해가 가능한 천연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 2018년 말까지 플라스틱 포장 박스나 식기류 또한 천연 제품으로 교체하며 바(Bar)에서 빨대가 필요한 칵테일이 나갈 때는 재사용이 가능한 유리나 스테인리스 빨대를 제공할 예정이다. ‘힐튼 월드와이드’ 역시 지난 5월부터 플라스틱 빨대 퇴출 캠페인에 동참해 2018년 말까지 플라스틱 빨대를 금지하고 천연 소재의 빨대로 대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빠르면 2020년, 전 세계 호텔과 레스토랑, 카페에서 대안 빨대를 만나게 될 것이다.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재로 언급되는 건 스테인리스로 만든 다회용 빨대와 종이, 사탕수수, 쌀 등 천연 소재로 만든 일회용 빨대다. 스테인리스 빨대는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 다만 깨끗이 씻는 게 쉽지 않아 위생상 문제가 있다. 빨대를 닦을 수 있는 전용 솔이 개발되지만 여러 사람과 함께 쓰는 걸 꺼리는 고객이 분명 있을 것이다. 개인용 스테인리스 빨대, 텀블러 등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100% 천연 펄프로 제작한 종이 빨대는 뜨거운 물이 닿아도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고 내구성이 강한 것이 특징. 다만 개당 가격이 40원 내외로 플라스틱 빨대의 10배가 넘는다. 사탕수수 빨대는 사탕수수에서 당분을 짜고 남은 찌꺼기 섬유질로 만들어 100일 이내 자연 분해가 된다. 쌀 빨대는 쌀(70%)과 타피오카(30%) 반죽으로 만들어졌다. 찬물에서 4~10시간, 뜨거운 물에서는 2~3시간 동안 모양을 유지한다. 대안 빨대는 원가가 개당 3원에 불과한 플라스틱 빨대보다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비싼 것이 단점. 단가가 오른 만큼 전반적인 서비스 비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다소 부담되는 게 사실이지만 인간의 이기심으로 고통받는 바다거북을 더는 보고 싶지 않다면 마땅히 지불해야 할 것이다.
  • 에디터 최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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