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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정겨운 옛 서울, 중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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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 대한민국 > 서울

발행 2018년 05월 호

충정로역과 서울역 사이에 자리한 작은 동네. 도심 속 낙후 지역으로 허름했던 골목 앞에 서울로 7017이 들어서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00년 넘은 성당과 1970년대 세워진 서울 최초의 주상복합 아파트, 수십 년간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온 식당, 그리고 동네 풍경처럼 수수한 숍들이 모여 중림동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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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스터들의 숨은 아지트, 현상소

SNS를 휩쓴 중림동 대표 명소. 영화필름 현상소였던 자리에 카페를 오픈해 이름을 ‘현상소’라 지었다. 좁디좁은 중림동에서도 가장 작은 골목 깊숙이 자리한 데다 흔한 간판 하나 없지만 늘 찾아 오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허름한 건물 안, 몇 개의 계단을 올라 작은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비교적 넓은 내부 공간에 10개 남짓한 테이블이 띄엄띄엄 놓여 있어 텅 빈 것처럼 보일 법도 한데, 오히려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 공간을 알차게 활용하는 일반적인 가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너무 넓어 햇살이 미처 닿지 않는 곳엔 작은 조명을 두어 아늑함을 더했다. 빈 공간 곳곳에 박물관처럼 유리로 둘러싸인 쇼케이스가 떡하니 놓여있는 것도 독특하다. 카페 주인 중 한 명인 주얼리 디자이너의 작품들이다. 벽을 가득 채울 만큼 커다랗게 붙어있는 사진들은 이 주얼리 제품의 화보. 덕분에 갤러리에 온 듯한 착각도 든다. 현상소의 인기 메뉴는 바다소금 에스프레소. 진한 에스프레소 위에 고소하고 부드러운 크림이 듬뿍 올라가는데, 소금을 살짝 뿌려 감칠맛이 난다. 의외의 조화로운 맛이 중독성 있어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았다. 감성 가득한 손 편지 메뉴판도 인상적. 자리에 앉으면 편지 봉투를 건네주는데, 손 글씨로 빼곡히 적힌 메뉴가 저절로 웃음 짓게 한다.
location
서울시 중구 만리재로37길 24
tel
02-312-0318 / 11:00~23:00
info
바다소금 크림 에스프레소 7000원, 바다소금 크림 라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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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천교 수제화 거리의 여심 저격 신발 가게, 릴리슈

100m 남짓 짧은 거리지만 역사만큼은 결코 짧지 않은 염천교 수제화 거리. 광복 이후 미군의 군화를 수선해 재판매하던 상인들이 모여 형성됐다.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역 인근에 위치해 짧은 기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고. 이곳에 가면 짧게는 5, 6년부터 길게는 1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킨 장인들을 만날 수 있다. 한눈에 봐도 오래된 상가 사이로 화이트 톤의 세련된 가게가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어 눈에 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빈티지한 소품과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의 구두가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어 제대로 여심 저격. 릴리슈는 12년 전인 2007년에 론칭한 뼈대 굵은 수제화 브랜드로 이곳에 가게를 차린 지는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가게 지하에서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모두 이뤄지는 자체 공장 시스템. 이곳에서 릴리슈의 모든 제품이 탄생한다. 말 그대로 100% 수제화인 셈. 디테일이나 소재 면에서도 대량으로 신발을 제작하는 일반 공장보다 훨씬 훌륭하다. 특히 이탈리아와 터키에서 수입한 가죽과 국내산 자재로 만들어 고급스럽고 발이 편안하다. 유행하는 로퍼와 슬링백, 블로 퍼 등을 심플하면서도 예쁜 디자인으로 선보이는데, 주인이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착화감이다. 사람마다 발 모양과 사이즈가 조금씩 다른 것을 감안, 손님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맞춤형 제품을 만들어낸다.
location
서울시 중구 칠패로 10-2
tel
02-312-3008 / 월~토요일 11:00~18:00
info
데이지 슬링백 14만 3000원, 데일리 뮬 12만 9000원
website
www.lilysho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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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하기 좋은 퓨전 레스토랑, 한강쌀롱

한남동에서 수준급 퓨전 요리와 트렌디한 분위기로 인기를 끈 한강쌀롱 2호점이 중림동에 안착했다. 실내는 살짝 어두운 듯 하지만 핑크빛 네온과 컬러풀한 촛농을 흘려 만든 장식으로 톡톡 튀는 분위기.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찾기 좋아 서울역 근처 약속 장소로인기다. 치킨부터 떡볶이, 파스타, 돈가스 등 메뉴가 많아 선택의 폭이 넓은 것도 장점. 명성대로 맛도 훌륭하다. 대표 메뉴인 바질페스토 치킨은 커다란 접시에 치킨을 중심으로 채소와 감자튀김이 곁들여 나오는데, 푸짐한 양에 먼저 눈길이 간다. 치킨의 바삭한 식감과 아삭한 채소가 조화를 이뤄 한번 먹으면 멈출 수 없을 듯. 감자튀김은 감칠맛을 내는 시즈닝을 더해 안주로 제격이다. 고소한 오일과 짭조름한 명란젓이 만난 명란 알리오올리오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 메뉴. 수제 생맥주를 비롯해 와인과 샴페인, 칵테일까지 주류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요리와 함께 즐기기 좋다. 맛있기로 소문난 제주 위트 에일도 맛볼 수 있다. 제주 청정 재료인 유기농 제주 감귤 껍질을 넣은 것이 특징. 은은한 감귤 향이 돌아 끝맛이 산뜻하고 독일산 보리 맥아와 밀 맥아를 사용해 목넘김이 부드럽다. 인기가 많지만 서울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어 제주 위트 에일만 맛보려 찾아오는 이도 적지 않다. 점심시간에는 런치 스페셜 메뉴도 선보이고 있는데, 한강쌀롱의 인기 요리를 훨씬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어 낮에도 손님이 많다.
location
서울시 중구 만리재로 207-11
tel
070-8819-1698 / 월~금요일 11:30~23:00, 토요일 13:00~24:00, 일요일 13:00~23:0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info
바질페스토 치킨 1만 8000원, 명란 알리오올리오 1만 2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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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 저격 핑크빛 수제 햄버거 가게, 바이딱

옛 서울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중림동 큰길가 끝자락에 자리한 수제 햄버거 집. 깔끔하고 새하얀 외관에 핑크와 골드로 꾸민 세련된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회사를 운영하다 좋아하는 요리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 요식업에 뛰어들었다는 주인장. 해외여행을 하며 인상 깊었던 요리와 레스토랑을 연구해 지금의 바이딱을 오픈했다. ‘모두 나의 손으로 해결하고 만든다’는 모토로 햄버거에 들어가는 속재료를 모두 직접 만들어 선보인다. 정성은 들어가는 만큼 표가 나는 법. 깊은 풍미의 잘 구운 패티와 아삭함이 살아 있는 채소, 명란과 아보카도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중림동 대표 맛집으로 자리매김했다. 점심시간이면 스페셜 메뉴를 즐기려는 회사원들이 몰려 줄을 설 정도. 햄버거가 담겨 나오는 트레이와 컵 등 식기도 핑크빛으로 통일해 여성 손님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바이딱에 왔다면 명란 마요 버거를 꼭 먹어볼 것.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탱글탱글한 새우와 고소한 마요네즈 소스, 감칠맛 나는 명란이 입안에서 조화롭게 섞인다.
location
서울시 중구 만리재로 207-9
tel
010-5225-6598 / 11:30~20:00, 주말·공휴일 12:30~20:00 (브레이크 타임 16:00~17:00)
info
명란 마요 버거 9000원, 와사비 아보카도 버거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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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단 하나뿐인 선물, 보니케이크

중림동 빌딩 숲 사이로 달콤한 냄새가 새어 나온다면 보니케이크가 문을 열었다는 뜻이다. 충정로역 센트럴타워 1층에 자리한 보니케이크는 주문 제작 케이크를 선보이는 베이커리 숍. 원하는 그림이나 문구를 말하면 색을 입힌 버터크림으로 케이크에 솜씨 좋게 그려준다. 컴퓨터로 프린트한 듯 디테일한 그림과 레터링에 주문한 사람도 놀라게 된다. 귀여운 이모티콘부터 선물 받는 사람의 얼굴을 쏙 빼닮은 캐리커처까지, 케이크에 담지 못할 그림이 없다 보니 행사용 케이크 주문도 많다. 알고 보니 미술을 전공한 주인이 자신의 실력을 한껏 발휘한 것. 주로 기본형인 원형 케이크에 작업하지만 주문에 따라 야구공이나 자동차 모양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해주기도 한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케이크를 만들어주다 보니 찾아오는 이들은 기념일이나 축하할 일을 앞두고 있기 마련. 행복한 순간을 더욱 빛내줄 특별한 선물이라 생각하면 더욱 정성을 쏟게 된단다.
location
서울시 중구 서소문로 38 센트럴타워 115호
tel
010-7193-3960 / 월~금요일 09:30~18:30
info
케이크 1호 6만 원
website
blog.naver.com/ jeje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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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같은 아늑한 독립 서점, 책방요소

핑크빛 노래방 간판이 시선을 끄는 허름한 상가 건물. 이런 곳에 과연 서점이 있을까 싶지만 가파른 계단을 올라 3층에 다다르면 거짓말처럼 아늑한 책방이 눈앞에 펼쳐진다. 공간이 워낙 아담해 금세 둘러보고 나올 수 있을 것 같지만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힘든 마성의 숍이다. 일반 서점에서는 보기 힘든 개성 넘치는 독립 서적은 물론, 문구 덕후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아기자기한 소품 들을 알차게 갖춘 것. 귀여운 일러스트가 그려진 노트와 독특한 문구가 적힌 에코백, 컬러풀한 스티커 등 종류도 다양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공간을 나눠 쓰고 있는 안녕서울팀의 중림동을 주제로 한 엽서와 서울로카 세트도 인기 상품이다. 주인의 추천 도서는 <오빠 일기>. 새하얀 표지에 연필로 삐뚤빼뚤 쓴 제목과 그림이 엄마 미소를 짓게 한다. 초등학생인 남자아이가 하루하 루를 기록한 그림과 글로 채워진 책. 순수하고 엉뚱한 내용을 즐겁게 읽다 마지막 장에 이르면 가족이 일기의 주인공에게 남긴 편지를 발견하고 눈물을 글썽이게 된다. 책을 만든 사람은 친오빠를 하늘나라로 먼저 보낸 여동생으로, 오빠를 추억하며 어린 시절 일기를 엮은 것. 요즘 특히 인기라는 퇴사와 관련된 책도 만날 수 있다. <회사를 나왔다 다음이 있다>나 <월간퇴사> 등 재치 넘치는 제목과 공감 가는 내용으로 사랑받고 있다.
location
서울시 중구 청파로 437-1 302호
tel
070-4144-7866 / 14:00~20:00
info
책 <회사를 나왔다 다음이 있다> 1만 5000원, 서울로카 세트 1만 8000원
website
www.instagram.com/ yoso.book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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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성당, 약현성당

중림동에서 꼭 가봐야 할 단 한 곳을 꼽자면 단연 약현성당이다. 1892년에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성당으로 역사와 의미가 크기 때문. 이러한 이유로 1976년, 사적 제252호 문화재로도 등록됐다. 면적 1309m2에 길이 32m, 너비 12m, 종탑 높이 22m 로 소규모 성당이지만 붉은 벽돌과 고풍스러운 고딕 양식 외관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드라마와 영화에도 여러 번 등장해 유명세가 더욱 커졌고, 오래된 공장과 시장, 상가가 즐비한 골목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1886 년인 고종 23년, 한불조약(韓佛條約)이 체결되고 종교의 자유가 허락되면서 천주교 신자가 크게 늘었는데 이에 교리 강습을 위해 공소를 설립한 것이 약현성당의 시초가 되었다. 1891년 천주교 박해 이후 순교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이 공소를 옮겨 성당을 세운 것. 이후 생겨난 수많은 성당이 약현성당을 모태로 삼아 더욱 큰 의미와 가치를 지니게 됐다. 내부는 더욱 아름답다. 삐걱대는 나무로 된 문을 조심스레 열면 정갈한 외관에 비해 화려한 내부에 놀랄 것. 앞뒤로 고딕 양식 중 하나인 아치형 창문이 있는데, 모두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다. 덕분에 예비 신혼 부부들에게 결혼식장으로 인기 만점. 추첨을 통해 순서를 뽑아야 할 정도다. 성당 뒤편으로는 서소문 순교자를 기념하는 기념관이 있고, 앞쪽으로는 전망 데크와 주택가로 내려갈 수 있는 십자가의 길이 마련되어 있다.
location
서울시 중구 청파로 447-1
tel
02-362-1891 / 09:00~18:00
website
www.yakhye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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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 고아라
  • 사진 황필주(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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