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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억새 피는 하늘 아래 울산 영남알프스의 가을路

#1

아시아 > 대한민국

발행 2017년 10월 호

밤사이 마을에 머물던 바람이 산비탈을 타고 올라와 억새를 깨우면 드넓은 평원은 은빛 바다가 된다. 하늘 가까이에는 억새가, 땅 가까이에는 벼가 익어가는 계절. 영남알프스로 향하는 길 위에서 가을을 만났다.
억새 피는 하늘 아래 울산 영남알프스의 가을路
지역
아시아 > 대한민국 >

살기 위해 넘나들던 고개

신불산과 간월산 사이 간월재에는 바람이 많이 불 어 나무 대신 키 작은 억새가 자란다.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이 ‘왕방재’라 불렀을 정도로 드넓은 억새밭 이 펼쳐진다. 옛날 사람들은 가을이면 이곳에서 억 새를 잘라 다발로 묶은 다음 소 등에 싣거나 지게에 지고 내려와 엮어서 지붕으로 얹거나 거름으로 사 용했다고 한다. 간월재뿐이 아니다. 신불산에서 영 축산으로 이어지는 신불평원과 재약산에서 천황산 까지 이어지는 사자평 등 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000m 이상의 산 9개가 거대한 산악 지형을 이루 고 있는 영남알프스에는 하늘길을 따라 몇 개의 억 새군락이 펼쳐진다. 말하자면 영남알프스에 실핏 줄처럼 엉켜 있는 산길은 대부분 소가 억새 다발을 지고 내려올 수 있도록 오랜 세월 사람들이 다져 만 든 길인 셈이다. 간월재는 해발 900m로 영남알프스 중 높지 않고, 길이 잘 닦여 있어 비교적 오르기 쉽다. 간월재로 향 하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다. 그중 영남알프스 복합 웰컴센터가 있는 간월산장에서 출발해 홍류폭포를
지나는 코스와 배내고개에서 시작해 사슴농장을 지 나 산림도로를 따라 걷는 코스, 신불산자연휴양림 상단의 왕봉골에서 출발해 죽림굴을 지나는 3개의 코스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다. 초보 자도 어렵지 않게 오갈 수 있다는 간월산장 코스를 택했다.
  • 간월재 억새밭 사잇길에서  데이트하는 연인들
    간월재 억새밭 사잇길에서 데이트하는 연인들.
  • 살기 위해 넘나들던 고개
  • 간월산 중턱에서 본 간월재와 신불산
    간월산 중턱에서 본 간월재와 신불산.

하늘로 향하는 길

간월산장 맞은편의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는 산 악테마 전시실에서 영남알프스에 대한 자연과 역 사, 문화, 스토리를 한눈에 볼 수 있어 본격적인 산 행 전에 들르면 좋다. 파래소폭포와 홍류폭포를 형 상화한 인공폭포인 벽천폭포와 국제대회 규격을 갖 춘 클라이밍센터, 카페, 영화관, 산악구조센터 등이 있어 산에 오르지 않더라도 즐길 거리가 가득한 복 합 문화 공간이다. 복합웰컴센터 뒤쪽으로 난 돌계단을 따라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들쑥날쑥한 계단과 가파른 경사를 올려다보고 있노라니 까마득하다. 커다란 바위 사이 로 흐르는 작괘천 물소리와 아직 가을에 닿지 못한 싱그러운 나뭇잎이 길 위에 그늘을 드리워 그나마 위로가 된다. 오르막길을 따라 20분 정도 걷다 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홍류폭포와 신불산으로 가는 길과 간월재로 가는 길, 5분 거리에 있는 홍류폭포로 향했 다. 홍류폭포는 신불산 정상과 공룡능선 사이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계곡을 흘러내리며 만들어낸 폭포 로 높이가 33m에 달한다. 높은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수가 봄이면 무지개를 만들고 겨울에는 고드름 을 따라 흩어지는 물방울이 흰 눈이 되어 쌓이는 비 경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홍류폭포에서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길은 초보 산행자가 도전하기에 험하다는 얘기에, 왔던 길을 돌아 나와 간월재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길이 갈라진다. 간월재까지 단거 리로 질러가는 어려운 길과 산림도로를 따라 돌아가 는 쉬운 길, 망설임 없이 발길은 후자 쪽을 향했다.
  • 가파르지만 잘 정비된 도로
    가파르지만 잘 정비된 도로가 있어 초보 산행자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 하늘억새길을 걷는 부부
    신불산에서 간월재를 지나 배내고개에 이르는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을 걷는 부부.

억새 만개한 간월재에 서서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한 시간을 더 오르자 드디어 간월재다. 숨을 고르고 사위를 살피니 신불산과 간 월산을 잇는 능선에는 이른 가을이 와 있었다. 드넓 게 펼쳐진 억새밭의 고요를 흔들고 바람이 지나가 면, 간지럼을 태우듯 햇살이 억새밭 깊숙한 곳까지 닿는다. 해와 마주 서서 바라보니 은빛 바다 같다. 이 풍경을 보기 위해 몸체보다 큰 배낭을 메고 간월재 를 찾은 백패커들도 눈에 띈다. 알프스 산장 같은 휴 게소 뒷길을 따라 간월산 정상으로 향했다. 나무계 단을 따라 오르다 보면 두 개의 전망대가 나오는데, 하나는 신불산을 향해 있어 간월재를 굽어보기 좋 고, 다른 하나는 언양읍과 상북면의 망루 역할을 한 다. 나무계단이 끝나고 정상까지는 경사가 가파르고 울퉁불퉁한 바윗길이 이어진다. 간월산과 신불산, 영축산은 뿌리가 같다고 한다. 이 세 개의 산은 멀리서 보면 하늘을 보고 누워 있는 부 처를 닮았다. 간월산이 머리, 간월재는 목, 신불산은 몸, 신불평원은 다리, 영축산은 발에 해당한다. 그 때 문인지 이 산들은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영험한 산으로 불린다. 등억온천마을에서 올려다보면 와불 을 닮은 능선을 확인할 수 있다.
  • 간월산 정상
    간월재에서 간월산 정상까지는 약 800m, 25분가량 소요된다.
  • 간월재 돌탑과 표지석
    포토존 역할을 하는 간월재 돌탑과 표지석.
  • 나무화석인 규화목
    간월산에서 발견된 중생대 나무화석인 규화목.
TIP!

2017 영남알프스 산악대회

억새가 가장 아름다운 10월이면 영남알프스 간월산과 신불산 일 대에서 산악대회가 열린다. 1일에 개최될 ‘2017 영남알프스 산악 대회’는 전날 저녁 억새제례를 시작으로 등산대회와 산악마라톤 대회가 열리고, 28~29일에 개최될 ‘2017 영남알프스 전국 산악 대회’에는 천고지 종주대회와 길찾기 등산대회 등이 열린다. 그뿐 만 아니라 간월재 특설 무대에서 열리는 산상음악회는 은빛 억새 가득한 영남알프스를 음악으로 물들일 것이다.
기간
10월 1일, 28~29일
장소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및 영남알프스 일원
문의
052-229-3783
  • 에디터 이미선
  • 사진 이근수
  • 취재협조 울산광역시청 공보관, 울산광역시 패러글라이딩협회,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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